이 발췌문은 <최연구>의 ‘놀이와 공부’라는 제목의 칼럼이며, 한국일보의 삶과 문화란에 실렸다. 이 문학은 신조어나 생소한 단어들을 사용했다. 그래서 글 밑에는 모를만한 단어들의 뜻이 적혀있다. 참고하고 읽으면 좋다.

얼마 전 청소년 과학상황극 ‘톡신’ 본선 대회를 참관했다. 톡신이란 토크(talk)와 연극의 신(scene)이 결합된 신개념으로 과학적 내용이나 상황을 연극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예선을 통과한 중학교, 고등학교팀이 과학연극을 펼쳤다. 어떤 팀은 바이러스나 에이즈의 원리를 연극으로 표현했고, 어떤 팀은 과학이 부흥했던 조선 세종시대 장영실의 과학발명을 상황극으로 만들었다. 청소년들의 과학연극이라길래 어설프고 어눌할 것이라고 짐작했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기발한 대사, 열정적 연기가 어우러져 멋진 퍼포먼스를 연출해냈다. 관객석에서는 시종일관 폭소가 터져 나왔고 극이 끝날 때마다 우레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흔히 과학이라고 하면 어렵고 딱딱한 것이라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청소년들이 열정으로 빚어내는 과학상황극을 보고 있노라면 문송한 나 자신도 과학이 재미있다는 생각에 빠져 들었다. 과장하자면 웬만한 TV의 개그 프로그램만큼이나 재미있었다. 학생들이 어려운 과학을 재미있는 연극으로 표현하고 열정적인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힘이 뭘까를 생각해 보았다. 그 이유를 미첼 레스닉의 평생유치원 개념에서 찾을 수 있었다.
레스닉 교수는 MIT 미디어랩의 교수로 코딩 플랫폼 ‘스크래치’를 개발한 사람으로 유명하다. 요즘 코딩과 SW교육이 이슈가 되다보니 더욱 더 주목받고 있다. 최근 그는 ‘평생유치원’이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한국어판 홍보차 방한했던 레스닉의 강연도 직접 들었다. 평생유치원이라는 개념부터가 참으로 기발하다. 그는 지난 천년동안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은 인쇄술이나 증기기관, 컴퓨터가 아니라 ‘유치원’이라고 말했다. 인류역사상 최초의 유치원은 프리드리히 프뢰벨이 1837년 독일에서 처음 연 유치원이다. 유치원은 어린이를 위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교육방식의 혁명이라는 것이 레스닉의 해석이다. 전통적 학교는 교탁 앞에서 선생님이 강의하는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글자, 숫자, 지식을 가르쳐주는 곳이지만 유치원은 아이들이 또래들과 어울려 놀고 체험하는 곳이며 공부와 놀이의 경계가 없다. 장난감, 공작재료 등 물건과의 교감을 통해 감성적 학습이 이루어질 때 창의성이 고도로 발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른들도 평생 동안 유치원 다니듯 학습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그는 평생유치원이라는 개념을 주창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네 가지 요소인데 이것이 레스닉의 창의코드 4P다. 첫 번째는 일방적 암기나 학습이 아니라 참여형 프로젝트(Project)고 두 번째는 열정(Passion)이다. 세 번째는 함께 하는 동료(Peers)이며 네 번째는 놀이(Play)다. 유치원의 교육방식은 4P를 기반으로 한다. 장난감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하듯이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동료들과 어울려 놀이하면서 저절로 학습이 이루어지고, 그 과정에서 창의성이 발휘된다. 과학상황극에 참여한 학생들이 창의적 성과물을 만들어낸 것도 마찬가지 원리다. 그들에게 과학상황극은 하나의 프로젝트였고 그들은 열정을 쏟았으며 동료들과 어울려 아이디어를 모으고 협업했고 공부가 아니라 놀이처럼 즐겼던 것이다. 재미있게 즐긴다는 것이 ‘쉽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가장 큰 즐거움은 어려운 것을 해냈을 때의 즐거움이다. 어려운 과학도 즐길 수 있다면 다른 지식은 말할 것도 없지 않겠는가. 4차 산업혁명시대는 평생학습이 필요하다. 기존 지식과 기술만으로 미래를 살아갈 수는 없다. 토플러의 명언처럼 배우고 배운 것을 일부러 잊고 새롭게 배워야 한다. 앞으로는 어떻게 학습하느냐가 중요하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유치원을 다니듯 즐기는 공부는 공부가 아니라 놀이다.
최연구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문화협력단장
1] 문송: ‘문과라서 죄송합니다.’의 축약 신조어. 문과전공자여서 수학과 과학을 잘 모른다는 뜻을 내포
2] SW 교육: sw는 software의 약어. SW교육은 소프트웨어 기술의 개념과 원리를 이용하여 실생활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기름
3] 토플러: Alvin Toffler. 미래학자. ‘21 세기의 문맹은 읽고 쓰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고, 잊어버리고, 다시 배우는 능력이 없는 사람이다’
"저자는 청중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어떻게 글을 구조적으로 전개하는가?"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저자는 청중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어떻게 글을 구조적으로 전개하는가?
이 글은 독자가 낯선 교육 담론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하도록 도입–본문–결말의 3단 구조로 정교하게 전개된다. 저자는 창조적 언서 사용을 통해 독자의 이해와 몰입, 나아가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① 도입 – 감각적 경험 제시로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다
첫 단락은 저자의 개인적 경험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톡신 참관 일화는 이 글의 제안과 연관성 깊은 맥락을 제공한다. 개인적 경험 예시로는 “청소년 상황극 ‘톡신’ 본선 대화를 참관했다.”이다. 이 문장을 통해, 저자는 글의 주제인 놀이 학습과 창의적 교육의 필요성을 소개하는 동시에 글의 맥락을 제시한다. 더 나아가, 이때 사용된 “톡톡 튀는 아이디어”, “현란한 대사”, “우레 같은 박수”, “연주” 등의 감각적 표현은 현장의 생생함을 전달하며, 청중이 저자와 동일한 장면을 떠올리도록 만들어 정서적 공감과 몰입을 유도한다. 또한 ‘톡신(Talk Scene)’이라는 합성어 / 이질적인 언어를 결합하여 새로운 개념을 창출한 사례로, 독자에게 신선한 인상을 주며 주제 의식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저자는 이러한 창조적 언어 사용을 통해 글의 주제인 창의적 학습 자체를 서두에서 구현하고, 독자의 흥미를 효과적으로 끌어들인다.
② 본문 – 구체적 사례와 학문적 이론의 결합으로 설득력을 높이다
두 번째 단락에서는 도입의 일화를 바탕으로 학문적 이론과 전문 개념을 제시하며 논의를 확장한다. 저자는 현실적 사례를 먼저 제시하고, 이후 그 사례를 뒷받침하는 전문가의 이론을 도입하는 방식을 취한다. 예를 들어, 레스닉 교수의 ‘평생 유치원(Lifelong Kindergarten)’과 ‘창의 코드 4P’ 개념을 인용하여 놀이 중심 학습의 필요성을 설명한다. 이러한 전개 방식은 독자가 구체적 경험에서 이론적 이해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도록 하여, 이해의 단계적 심화 구조를 형성한다. 또한 객관적 언어와 인용문 사용—“프리드리히 프뢰벨이 1837년 독일에서 처음 연 유치원”, “앨빈 토플러의 인용문”—을 통해 정보의 신뢰성을 강화한다. 저자는 “스크래치”, “미디어랩”, “창의코드 4P” 등과 같이 전문 용어를 원형 그대로 사용하여 개념의 명확성을 유지하며, 동시에 학문적 신뢰감을 준다.
이처럼 본문에서는 사례 → 이론 → 용어의 정밀 제시라는 구조를 통해 논리적 설득력을 강화하고, 독자가 능동적으로 사고하도록 유도한다. 또한 도입부의 ‘톡신’이 실제 놀이 학습의 사례로 기능함으로써, 본문에서 제시되는 새로운 교육 이론의 구체적 예시로 작용한다. 즉, 저자는 구조적으로 도입과 본문을 긴밀히 연결하여 글 전체의 일관성을 높인다.
③ 결말 – 명료한 제안으로 독자의 실천적 참여를 촉구하다
결말 부분에 주장과 제안을 배치함으로써, 독자가 글을 읽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문제 인식에서 실천적 행동으로 이행하게 된다. 제목 “놀이학습을 하면서 창의력을 키우는 공부”는 본문의 핵심 개념인 평생 유치원을 압축적으로 요약하고 있으며, “놀이와 공부”의 결합이라는 상징적 구조로 글 전체의 내용을 한 문장에 담아낸다. 더하여, 제목 “놀이학습을 하면서 창의력을 키우는 공부”는 본문의 핵심 주제인 ‘평생 유치원’ 개념을 압축적으로 표현한다. ‘놀이’와 ‘공부’라는 두 상반된 개념의 결합은 기존 교육관을 전복시키는 새로운 학습 패러다임을 상징한다. 즉, 제목 자체가 글의 주장을 함 한 요약적 메시지이자 독자 유입의 장치로 기능한다. 독자는 제목만으로도 글의 방향성을 직관적으로 파악하고, 본문의 논지를 보다 쉽게 이해하게 된다. 이는 구조적으로 글 전체의 통일성과 명료성을 높이는 효과를 낸다.
또한 저자는 “~하는 개념부터가 참으로 기발하다”, “과장하자면 TV 개그프로그램만큼이나~”, “문송한 나 자신도~” 등의 표현은 형식적 논문체가 아닌 일상적 대화체의 리듬을 띤다. 이러한 친근한 어조는 독자에게 심리적 거리를 좁히며, 저자의 주장에 정서적 동조를 이끌어낸다. 또한 과장, 비유, 자조적 유머 등을 섞어 쓰며 부담 없이 읽히는 설득의 흐름을 형성한다. 즉, 저자는 독자를 지적으로 설득하는 동시에 감정적으로 공감시키는 이중적 설득 구조를 구축한다. 이러한 어조는 독자에게 심리적 친밀감을 조성하며, 지적 설득을 감정적 공감으로 확장시킨다. 특히 “문송한(문과라서 죄송한)”과 같은 사회적 흐름을 반영한 신조어 사용은 젊은 세대 독자층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글의 현대적 감각을 강화한다.
결국 저자는 경험 → 이론 → 제안의 3단 전개를 통해 독자의 이해–공감–참여를 순차적으로 유도한다. 도입에서 생생한 일화로 몰입을 끌어내고, 본문에서 학문적 근거로 논리적 설득을 강화하며, 결말에서 명료한 제안으로 실천적 참여를 촉구하는 구조는, 청중을 수동적 독자가 아닌 적극적 참여자로 변화시키는 효과를 낸다. 따라서 이 글의 구조적 전개는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고, 독자의 사고와 행동을 이끌어내는 참여형 글쓰기의 모범적 사례라 할 수 있다.